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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리리] Gula
「 최고의 만찬을 그대와 즐기기 위해, 거짓된 미소를 지어서라도 와인을 따올리리다. 」
“이건 어때요?”
“오, 그거 좋은 걸?”
사랑하는 이와 저녁을 먹는 건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그의 입맛이 너무 까다로워서 음식 재료를 엄선하여 식탁에 차려놔야한다. 그래야 나는 그와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너무 센 불에 익히면 맛없어진다.”
“네네, 알고 있어요.”
음식의 재료도 까다롭고 조리의 방법도 까다로운 그가 유일하게 신경 쓰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그는 음식의 신선도를 보지 않는다. 오래되어 썩어 문드러진 고깃덩이도 자신이 원하던 재료이면 무조건 가져온다. 그리고 알맞게 조리되길 바란다. 나는 그에 맞추어 조리를 해드리는 것뿐이다.
“그나저나 직업은 적성에 맞나?”
“당연하죠. 오히려 저에게 딱 맞던걸요?”
“재미있군. 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일인데.”
“그렇죠. 당신과는 전혀 안 어울리지만 제가 당신과 안 어울리지는 않잖아요?”
“후후, 그것도 그렇군.”
꾹 미소를 지어 보이며 그에게 어울리는 요리를 하기 시작한다. 오래된 음식에도 기도를 올리고 불에 달군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렀다, 아아, 맛있게 되어라. 그의 입맛에 맞게 맛있게 되어라.
나는 그를 사랑한다. 내 직업을 교회의 신부님으로 할 정도로 사랑한다. 그가 불신론자여서? 아니. 그는 오로지 천사를 죽이기 위해 내게 강림한 악마이다. 아아, 그의 양식이 될 천사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곳은 오로지 단 한 곳뿐. 가면을 쓰고 성부성자의 이름으로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들을 속였다. 나는 그를 위해서 못할 것이 없다.
“여기, 다 만들었어요!”
“아아, 맛있게 먹겠다!”
그의 미소도 나처럼 거짓이래도. 그 거짓된 미소라도 볼 수 있으면 무엇을 못 할까.
“입에 맞으시나요?”
“언제나처럼 완벽하군.”
“맞으시다니 다행이에요.”
거짓이 없는 웃음을 지어보이며 그가 먹는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찾아보았다. 오래 된 것도 좋지만 그가 좋아하는 향을 갖고 있는 것이 더 좋을 텐데.
“이거 어울릴까요?”
“아아, 그게 좋겠군.”
와인을 따서 반짝이는 잔에 따라 그에게 올려보였다. 만족스러움이 그의 얼굴 가득 피어올랐다. 아아, 그가 먹는 것이 무엇인들 중요한가? 그가 누굴 죽이고 누굴 잡아먹든 그것은 상관없다. 내 행복은 여기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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