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 커미션
[카푸] Fall 본문
[카푸] Fall
「 고독한 가을이라도, 너와 함께라면, 이렇게 재밌는걸! 」
밖을 나가보니 붉은 나뭇잎이 곳곳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가을이 왔다. 봄이 돌고 여름이 가자 가을이 오게 되었다.
“훗, 정적과 고독이 어울리는 계절이다.”
“아름다운 낙엽의 계절이지!”
“Wind에 흩날려 Fall하고 있는 낙엽이군-”
언제나 처럼 너는 너다운 말로 세상을 표현하고 있었다. 모든 계절이 너와 어울렸지만 특히나 가을이 더 어울리는 거 같다. 가끔 입는 트렌치코트도 이 계절과 어울리고, 그 정적과 고독도 이 계절에 어울리니까.
“카라마츠는 어떤 낙엽이 좋아?”
“응? 나는 고독을 즐기며 떨어지는 하나의 낙엽이면...”
“난 단풍잎이 좋아!”
“엣, 단풍잎?”
단풍잎도 색깔이 선명하고 손바닥처럼 넓은 게 좋아. 내 마음에 드는 단풍잎을 찾기 위해 바닥을 바라보며 걸어갔다.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이 전부 갈색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전부 갈색이 아니다. 앉아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갈색, 적갈색, 고동색, 황토색, 노란색, 주황색. 색색들의 낙엽들이 보인다. 아직 초록빛이 다 빠지지 않은 채로 낙엽이 되어 땅에 떨어진 잎도 있었다. 그 많고 많은 낙엽들 중에는 빨갛게 물들어 있던 단풍잎도 있었다. 나는 단풍잎 중에서 넓은 거 두 장을 들어 너에게 하나를 건네었다.
“우리 여기에 그림 그리자.”
“오, 어떤 그림을?”
“서로를 그려주기는 어때?”
“오우! 좋군!”
“좋아, 그럼 여기 앉아서 그리자.”
주머니에서 펜을 꺼내고 뚜껑을 열었다. 너의 어떤 모습을 그리면 좋을지 상상하는 건 즐겁다. 그리고 네가 나를 어떻게 그릴지 상상하는 것도 즐겁다. 상상에 즐거워 빙긋 웃으며 펜으로 슥슥- 그리기 시작했다. 웃는 얼굴에 평소에 입는 후드티, 그리고 네 이름까지 적어놓았다. 완벽한 걸? 이거 코팅해두면 정말 좋을 거 같다.
“카라마츠는 다 그렸어?”
“허니를 생각하며 열심히 그렸다, 후후-”
“정말? 어디 보여줘 봐!”
“이거다제!”
네가 활짝 웃으며 내게 단풍잎을 보여주었다. 단풍잎 안에는 웃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네가 그려준 나의 모습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나도 내가 그린 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잘생겼군!”
“그럼- 당연히 잘생겼지. 우리 이거 코팅해서 갖고 다니자.”
네가 내 말에 끄덕거렸다. 고독한 가을도 이렇게 너와 함께라면 언제나 즐거워진다.
'합작 > 계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지] Winter (0) | 2020.02.07 |
---|---|
[이타] Fall (0) | 2020.02.07 |
[연시] Summer (0) | 2020.02.07 |
[모릴쵸로] Summer (0) | 2020.02.07 |
[쵸무] Spring (0) | 2020.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