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 Gula
[테오] Gula
「 사랑스러운 네가 나를 보고 입맛을 다신다면, 기꺼이 너에게 먹힐게. 」
“배고파?”
나를 바라보는 너는 마치 굶주린 짐승의 눈빛을 보였다. 혹시 고기라도 먹고 싶은 걸까나. 너는 왜 그렇게 계속 입맛을 다시고 있을까.
“에엥- 별로 배고픈 건 아닌데?”
“근데 왜 그런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어?”
“내가 무슨 눈이었는데?”
네 가슴께에 손가락을 대고 올려 스윽- 훑어 올리자 그 끝에 너의 턱이 닿았다. 눈 꼬리를 휘어 웃으며 너와 시선을 맞췄다. 너의 눈동자에 오로지 나만 담겨져 보였다. 네 안에 내가 가득 찰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을 텐데.
“탐스러운 사과를 앞에 둔 눈 이었는걸?”
“겨우 사과?”
“겨우 라니. 굶주림에 포효하는 짐승을 함부로 비유하면 안 되잖아?”
그럼 내가 고깃덩이가 되는 기분이니까. 차라리 한 입 베어 먹기 좋은 빠알간 사과가 더 어울리지 않나? 그쪽이 빨간색이 어울리는 네 곁에 있기 좋을 거 같고. 입 꼬리를 둥글게 말아 올리며 네 입을 손가락으로 꾸욱 눌렀다.
“이 입으로 먹고 싶지?”
“응, 먹어도 돼?”
“원한다면 얼마든지. 대신 우아하게 포크 사용해서 먹어줘.”
물어뜯기는 것도 좋지만 짐승은 역시 싫다. 사랑하는 주인님이 개처럼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이라던가. 좋아하지만, 개 같은 건 내 쪽이 더 하고 싶은걸.
입맛을 다시는 그 입도. 탐스럽게 바라보는 그 눈도. 내게 목줄을 채우는 그 손도. 흥분으로 얼룩진 숨소리부터 챙챙 소리를 내어 반짝이는 식기까지. 그 모든 게 너로부터 아름다워서 정신이 혼미해진다.
“음식은 도망가지 않는데.”
“그래도 이쪽이 더 재밌잖아?”
“역시... 이런 부분은 나랑 잘 맞아.”
피식, 미소 지어보이자 그도 나를 마주보며 미소 지었다. 끌어 오르는 식욕을 주체하지 못하는지 목줄이 팽팽하게 잡아당겨졌다. 식탐에 물든 눈빛이 붉게 물들었다.
아아, 아름다워라.
“그럼, 잘 먹겠습니다?”
“응, 부디 맛있게 먹어주세요.”
준비된 포크를 들고 네가 나를 한 입 베어 먹는다. 아주 맛있게.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게. 그리고 나도 너를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