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계절

[모릴쵸로] Summer

글쟁이문어 2020. 2. 7. 11:05

[모릴쵸로] Summer

 

 

한여름 밤의 꿈같던, 그 환상을 담았던 푸른빛이, 너를 향해 활짝 웃어보였다.

 

 “쵸로마츠.”

 여름이었다. 낮이었는지 밤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후덥지근한 공기가 느껴져서 여름임을 알 수 있었다. 더워. 더워서 시원함을 찾아 걸어가던 중에 누군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익숙하고도 감미로운 목소리에 이끌려 걸음을 돌렸다.

 “쵸로마츠-”

 걸어가면 걸어갈수록 선명해지는 목소리에 이젠 달려가기 시작했다. 날 부르는 이 목소리가 귀에 익숙했지만, 대체 누가 날 부르는지 알 수 없었다. 누구야. 누가 날 이렇게 부르는 거야?

 “쵸로마츠-!”

 발걸음이 멈춘 곳은 서늘할 정도로 시원한 곳이었다. 온통 푸른빛으로 둘러 싸여진 곳이었다. 이 더운 여름을 견디게 해줄 정도로 시원해서 계속 이곳에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얼음이 쌓인 곳일까? 아니면 여기는 바다인걸까?

 모르겠다. 어디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목소리만큼은 분명 여기서 들렸으니까. 난 그 목소리가 어디서 들려온 건지 알기 위해서 불러보았다.

 “어디야...? 어디에 있어?”

 “여기야-”

 대답이 들려온 곳을 바라보았다. 푸른빛에 둘러 싸여진 누군가가. 아니, 네가 그곳에 있었다. 나를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너에게 손을 뻗었다.

 “여긴 어디고, 너는...”

 “여기도, 나도. 네가 영원히 기억해주면 좋겠어.”

 수수께끼 같은 말만 남기는 너에게 무어라 말을 하면 좋을지 몰라서 말을 할 수 없었다.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모르겠어서. 내가 알고 있는 건 내 이름과 지금의 계절과 나를 부르는 저 목소리가 익숙하다는 거뿐이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여긴 어디고 저 목소리의 주인은 누구고...

 “여름하면 떠오르지 않아?”

 “...?”

 “바다, 햇빛, 밤하늘의 별, 폭죽... 여기는 그런 빛들이 모이는 곳이야.”

 “아아.., 그래?”

 “그리고 빛이 아닌 우리는 그저 만나기 위해서 이곳에 오게 되었어.”

 “만나기 위해서...?”

 “좋아해, 쵸로마츠.”

 “너는...”

 “여름하면 떠오를 너의 빛이야.”

 빛처럼 사라진 너에게 마지막 말을 전하지 못한 채 나는 꿈에서 깨어버렸다. 꿈에서 깨어나자 그제서야 네가 누군지 떠올리게 되었다. 그녀는 잊지 못할 나의 연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