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해] Invidia
[이치해] Invidia
「 녀석들 때문에 네가 만족하지 못한다면, 네가 만족할 때 까지 최고로 만들어줄게. 」
나에게 소원이 있다면 이 세상을 파괴하는 것. 하지만 혼자 세상을 파괴하는 건 재미도 없고 귀찮다. 무엇보다 갈망할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파괴하고 나면 그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그 허무함이 미치지 않을까. 아, 고양이 세상이라면...
“아, 파괴 후엔 살기 힘들 거 같은데...”
그것은 포기하고 갈망할 수 일 있는 것을 찾는 게 더 빠르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파괴하고 싶은 세상을 둘러보던 중에 너를 볼 수 있었다.
“나 같은 녀석이라도 괜찮은 걸까...”
쓰레기 같은 내가 너에게 다가가도 괜찮을까. 마침 너도 나를 발견했는지 바라본다. 그런데 네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사납다. 역시 내가 싫은 걸까 싶다가도, 저 눈빛은 나를 향한 게 아닌걸 알아채었다. 아, 저건 세상 모든 녀석들이 싫은 눈빛이네.
“저기.”
“응...?”
“...내가 도와줄까?”
나라면 너를 도울 수 있다. 세상이 싫은 나와, 세상 모든 게 경쟁자인 네가 손을 잡으면. 어떤 쓰레기 같은 시너지효과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도와줄 수 있다는 말은...?”
“말 그대로 네가 원하는 걸 들어주겠다는 소리.”
“아, 뭐든지?”
“응, 뭐든지. 히힛...”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손을 내보이자 네 손이 얹혀졌다. 그 손을 마주 잡고 세상을 둘러보았다.
“자, 뭐가 싫어?”
“글쎄. 다 짜증나는데.”
“나도 그래. 하나씩 뒤집어 보자.”
네가 싫어하는 것들부터 하나씩. 그리고 너에게 다가오는 지저분한 녀석들도 하나씩. 네가 원하는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너를 괴롭히는 녀석들은 전부 처단해줄게.”
경쟁자가 들끓을 때마다 너는 괴로워하고, 나는 그것을 억누를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세상 모든 것에 시기와 질투를 느끼고 그것을 없애고 싶다면, 나는 네가 원하는 그것을 이루어줄 거야.
“자, 이제 무엇을 원해?”
이제야 네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인다. 갈망을 가진 미소는 참으로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