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 Pigritia
[오카] Pigritia
「 나른해지고 싶을 때 네가 있다면, 너는 내 침대가 되고 베개가 되고. 」
집 안에만 있기에 나른한 오후시간엔 하품이 절로 나온다. 눈을 비비며 2층을 올라가자 네가 소파에 누워 자고 있었다.
“뭐야... 아무도 없는 줄 알았잖아.”
카라츙은 걸즈들 보러 간다고 했고. 춀마츠는 냐쨩 콘서트가 간댔나? 잇치는 고양이들 보러갔을 거 같고. 쥬시는 야구. 톳티는 미팅인지 약속인지 잡혔다고 나갔다. 집이 너무 조용했던 터라 너는 파칭코나 경마에 간 줄 알았는데, 네가 집 안에 있는 줄은 몰랐다.
“안 갔으면 안 갔다고 말을 하던지...”
네가 누워있는 소파 밑에 털썩 앉아 네 얼굴을 바라보았다.
“못생긴 얼굴-”
네 볼을 콕콕 찔러보지만 너는 움직이지도 않고 잘 자기만 했다. 너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이렇게 좋네.
“바보야- 무슨 꿈꾸고 있냐-”
너의 볼을 문지르며 바라보고 있자 네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꿈을 꾸는지 궁금해졌다.
“너랑 같이 자면, 같은 꿈을 꿀 수 있을까?”
호기심에 네 위로 올라가 너를 바라본 채로 누웠다. 푹신한 침대를 얻은 기분인 걸? 쿡쿡 웃으며 너를 향해 중얼거렸다.
“잘 자 바보야. 내 꿈꾸고.”
나도 네 꿈 꿀 테니까. 나른했었으니 잠드는 건 일도 아니지.
너와 같이 자니 나른한 빨간 배경 속을 걸어 다닌 거 같았다. 그 꿈속에서 나는 너를 만난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만났다고 우겨야지. 너는 네 꿈에 나 나타났냐고 꼭 물어보고.
“일어나 이 새끼덜아!!!!!”
얼마나 잤을까. 날카로운 춀마츠 목소리에 눈이 껌뻑여졌다. 나처럼 잠에서 깼을 너의 목소리가 웅얼거리며 들려왔다.
“시끄러... 시코마츠...”
“시끄러... 춀마츠...”
“오냐 니놈들이 영원히 잠들고 싶나 보구나!!!”
춀마츠 목소리에 끄응하고 일어나자 너와 눈이 마주쳤다. 너는 비몽사몽한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근데 카멜챤... 왜 내 위에 있냐?”
“그-냥? 심심해서 자봤어. 편하드만!”
“참나... 내려와 무거-!!!”
“에, 아 그나저나 오솜쮸. 내 꿈 꿨어? 난 오솜쮸 꿈에서 봤는데!”
“그래? 좋았겠네- 나도 카멜챤을 본 거 같기도 하고~”
대답에 베실베실 웃었다. 다음에 또 베고 자야지. 네가 꿈속에서 나를 또 볼 수 있도록.